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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종영,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강다윤 기자  |  kdy526@star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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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0.0원  스크랩 0명  승인 2019.01.23  1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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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tvN)

화려한 배우진, 증명된 작가, 능력 있는 제작진. 모두의 기대 속에 출발했던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20일 종영을 맞이했다.

이날 유진우(현빈 분)는 버그의 삭제를 위해 엠마(박신혜 분)를 찾아 차형석(박훈 분), 차병준(김의성 분), 서정훈(민진웅 분)의 가슴에 차례로 열쇠를 꽂았다. 뒤늦게 사람들이 달려왔지만 그곳에는 4개의 잔해 뿐이었다.

진우에게 "모든 노력이 날아갔지만 대신 해결할 수 없던 문제도 사라졌다"며 메일을 보냈지만 읽는 이는 없었다.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박선호(이승준 분)는 유진우의 죽음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뒤늦게 세주(찬열 분)는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인던(인스턴트 던전:특정 유저만 사용하는 차단된 독립 공간) 속에서 유진우가 살아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 (사진 : tvN)

때마침 희주(박신혜 분)는 총을 쏘며 다른 유저를 구해주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희주의 첫 게임 접속과 함께 총을 쏘는 유진우의 그림자를 비추며 두 사람의 재회가 암시됐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유진우(현빈 분)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갔다가 전직 기타리스트였던 정희주(박신혜 분)가 운영하는 싸구려 호스텔에 묵으면서 함께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로맨스 드라마다.

비록 국내 시청자들에겐 다소 낯선 증강현실(AR: Augment Reality)을 소재로 하고 있었지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다소 우려되었던 점이라곤 첫 회의 시작, 7분여를 주인공이 아닌 세주(찬열 분)가 이끌어나간다는 정도였다. 그마저도 첫 회 시청률 7.5%를 기록하며 우려에 지나지 않았음을 빠르게 증명했다. (유료 플랫폼 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이하 동일)

   
▲ (사진 : tvN)

그간 국내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한 차원 높은 수준의 CG 역시 힘을 실어 주었다. 소재가 게임이었던 만큼 CG는 드라마 전반에 등장했지만 어색한 점 없이 현실과 가상현실을 오가며 게임 속 NPC와 아이템을 실감 나게 구현했다.

배우들의 연기력에도 호평이 쏟아졌다. 박신혜는 현실의 희주와 신비로운 게임 속 NPC 엠마라는 1인 2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드라마의 중심이었던 현빈의 경우 완벽한 캐릭터 구현과 한층 더 물오른 연기력을 자랑했다. 현빈은 감정의 변화가 극심하고 다양한 상황에 처하는 유진우를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당연하게도 시청률은 상승세를 그려나갔다. 특히 10회 이후로는 9%대를 기록하더니 마침내 14회에서 10%대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끝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서서히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회상씬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점이었다. 시청자들에게 낯설고 어려운 소재가 전개되는 만큼 작가의 친절한 설명이라기에는 극의 속도감을 떨어트리고 피곤함을 가중시킬 뿐이었다.

   
▲ (사진 : tvN)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의 활용도 이어졌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세주 찾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그만큼 극의 상당수가 사라진 게임의 개발자 세주를 찾는데 할애됐다. 주인공 유진우는 세주의 생각과 행동을 여러번 되짚었다. 다른 등장인물 역시 게임의 문제점이 발견된 이후 세주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마무리를 앞두고서야 등장한 세주에게 부여된 역할 아무것도 없었다. 아직 어린 미성년자라지만 '조커'라던 세주는 그렇게 하릴없이 소모품으로 전락했다.

여주인공 희주 또한 마찬가지였다. 위기의 순간 기지를 발휘해 진우를 구해내던 희주는 점차 펑펑 눈물을 쏟기 바빴다. 본인을 모델로 한 NPC 엠마가 있으니 무언가 활약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이어졌지만 희주는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아무것도 없이 부어만 가는 희주의 눈은 안쓰럽기까지 했다.

두 인물이 힘을 잃으면서 모든 사건의 해결은 유진우의 몫이 되었다. 송재정 작가는 초기 기획이 남자 주인공 중심의 영웅서사시임을 밝힌 바 있었다. 로맨스가 추가되고 많은 것이 바뀐 상황에서도 그 생각이 이어진 것이었을까. 홀로 무쌍으로 활약하는 유진우는 멋있었고 감탄을 자아냈지만 동시에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대신 자주 보인 인물은 따로 있었다. 공방어그로라 부르며 시청자들의 원성을 한 몸에 받았던 희주의 남사친 상범(이학주 분), 주인공의 전전부인 수진(이시원 분), 전부인 유라(한보름 분)가 그 주인공이었다. 심지어 두 전처는 극이 끝날 때 충실하게 근황을 알려 시청자들의 헛웃음을 자아냈다.

   
▲ (사진 : tvN)

결국 시청자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엔딩을 두고 시청자들의 갑론을박이 오갔고 국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송재정 작가'가 올랐다. 이는 해외 반응도 마찬가지로 중국 웨이보 트랜드 1위는 "현빈 박신혜 로맨틱 드라마 하나 더"가 차지했다.

맛깔나는 소재, 훌륭한 배우들, 화려한 CG, 제작진의 노력. 그럼에도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모든 것이 아까워진 드라마로 남고 말았다. 지금 이 순간, 현빈의 필모그래피 중 한 명대사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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