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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랭보', 투시자가 되고자 했던 비극적인 천재들의 삶에 대하여뮤지컬 '랭보'
황인경 기자  |  innng13@star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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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0.0원  스크랩 0명  승인 2018.12.27  10: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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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 시인 아르뛰르 랭보와 폴 베를렌느의 화려함 뒤 숨겨진 비극적 운명이 많은 이에 울림을 남겼다.

   
▲ (사진: 뮤지컬 '랭보')

랭보의 어릴 적 친구 들라에는 베를렌느를 찾아가 랭보의 사망 소식을 전한다. 또한 베를렌느에 랭보가 죽기 전 아프리카에 남겨놓은 마지막 작품을 함께 찾으러 갈 것을 제안한다.

지난 10월 23일 초연한 뮤지컬 '랭보'는 천재 시인 랭보와 시인의 왕이라 불렸던 베를렌느의 삶을 다룬 국내 첫 창작 뮤지컬로,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 랭보와 베를렌느의 운명적 만남을 그려냈다.

랭보 역에는 배우 박영수, 정동화, 손승원, 윤소호가. 베를렌느 역에는 에녹, 김종구, 정상윤 그리고 랭보의 어릴 적 친구인 들라에 역에는 이용규, 정휘, 강은일이 캐스팅돼 열연을 펼치고 있는 '랭보'는 오는 1월 13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올라간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연출로 극의 재미를 더한 뮤지컬 '랭보'.

'투시자'를 꿈꾸는 랭보는 자신의 시를 이해해줄 시인들에 편지를 보내던 중 들라에가 가져온 프랑스 시인 베를렌느의 시집을 마주하고 운명을 직감한다. 베를렌느 역시 랭보가 보낸 편지와 몇 편의 시를 보고 같은 감정을 느낀다.

파리에 온 랭보를 만난 베를렌느는 랭보의 자유분방한 모습에 잠시 당황하지만, 이내 기다려왔던 운명의 상대를 만난 것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특히 천재적인 랭보의 시에 마음을 뺏긴 베를렌느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랭보와 함께 파리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빛이 가득할 것으로 보였던 두 사람 앞에 예상치 못한 고난이 찾아온다. 너무 뛰어났던 탓일까. 베를렌느는 자신이 가진 능력에도 불구하고 랭보가 써 내려가는 시에 대한 부러움을 느끼고 자괴감에 빠진다. 이러한 베를렌느를 괴롭히는 환청은 그를 극도의 불안함 속으로 빠뜨린다.

랭보 역시 마찬가지. 천재적인 능력을 가졌지만 시 창작에 있어 고통을 받던 랭보는 더 좋은 시를 쓰지 못한다는 고뇌에 빠져 극에 달한 예민함을 표출한다. 이처럼 두 사람이 가진 고통은 결국 서로에 상처를 남기고, 끝내 랭보와 베를렌느를 어둠으로 끌어내린다.

고향에 홀로 남은 들라에는 자신과 늘 함께하던 랭보의 부재로 삶에 대한 길을 잃는다. 방황에 빠진 들라에는 죽기 전 마지막 시를 아프리카에 두고 왔다는 랭보의 말을 듣고 베를렌느에 함께 아프리카에 갈 것을 제안한다.

   
▲ (사진: 왼쪽부터 김종구, 손승원, 이용규)

뮤지컬 '랭보'에는 랭보와 베를렌느 그리고 들라에 세 인물만 등장한다. 이에 극은 랭보와 베를렌느의 만남, 두 사람이 느끼는 창작의 고통과 불화 등 인물들이 겪는 감정을 담아내는데 집중했다.

이와 함께 랭보의 오랜 친구 들라에를 등장시키며 들라에가 겪은 감정의 혼란, 그리고 들라에로 인해 결국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랭보와 베를렌느의 모습을 그려내며 관객들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그러나 제한된 공간과 인물로 극을 진행하는 뮤지컬의 특성 때문이었을까. 뮤지컬 '랭보' 속 랭보와 베를렌느의 삶은 실제 이들이 살아온 삶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

실제 랭보와 베를렌느는 만남 이후 서로를 향한 사랑을 키워가며 동성애를 그린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달리 뮤지컬에서는 두 사람이 우정의 관계로 연출될 뿐, 사랑의 감정은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베를렌느는 랭보에 대한 감정을 느끼고 아내와 자식을 두고 파리를 떠나지만, 랭보와의 관계를 이어가는 도중에도 여전히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을 가졌던 인물로 알려졌던 바. 랭보와의 관계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는 베를렌느의 가족 역시 인물들의 대화 도중 잠시 언급될 뿐 자세히 그려지지 않았다.

   
▲ (사진: 영화 '토탈 이클립스')

뮤지컬 '랭보'에서 미처 담지 못한 랭보와 베를렌느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영화 '토탈 이클립스'를 추천한다. '토탈 이클립스'는 1995년 개봉한 영화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데이빗 듈리스가 각각 랭보와 베를렌느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랭보와 베를렌느의 첫 만남부터 랭보의 사망까지의 모든 이야기가 담긴 '토탈 이클립스'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진한 감정, 베를렌느의 아내 마틸드(로만느 보링거 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까지 그대로 그려졌다.

'토탈 이클립스'는 술에 찌들어 홀로 늙어가고 있는 베를렌느의 기억을 시작으로 랭보와 베를렌느가 함께 했던 과거를 거쳐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연출로 진행된다. 이는 뮤지컬과 매우 흡사한 연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영화와 뮤지컬의 차이점은 '토탈 이클립스'에서는 현재의 베를렌느를 찾아가 랭보를 기억하게 하는 인물로 랭보의 여동생 이자벨(도미니크 브랑크 분)이 등장하지만, '랭보'에서는 들라에가 등장한다.

대중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들라에를 등장하며 신선함을 선사한 것. 또한 랭보를 두고 묘한 긴장감을 펼치는 베를렌느와 들라에의 모습이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로 선사하기도 했다.

동성애가 죄악이던 시대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비극적인 운명을 마주한 랭보와 베를렌느. 후대에 길이 남을 시를 남긴 이들의 삶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대학로로 달려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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