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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도어락' 소름끼치는 현실
심수지 기자  |  sjsim9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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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0.0원  스크랩 0명  승인 2018.12.19  11: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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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중 침대 밑에 숨어든 사내의 존재를 깨닫게 된다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나도 모르는 사이, 살인범과 집을 공유하게 될 수도 있다.

   
▲ (사진: 영화 '도어락' 스틸컷)

영화 '도어락'의 시작은 모든 여성들이 두려워하는 늦은 시간, 어두운 골목에서 시작된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꾸준히 이어져 왔고, 묻지마 범죄의 대상이 홀로 걷는 여성이 되기란 너무도 쉬운 일이다. 영화의 첫 장면을 담당한 여성은 혼자 자취하고 있는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약간의 두려움과 경계심을 가진다. 하지만 안전할 것이라 믿었던 자신의 집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게 될 줄이야.

   
▲ (사진: 영화 '도어락' 스틸컷)

영화 '도어락'은 혼자 살고 있는 여성을 상대로, 그 여성들의 침대 밑에 숨어들어 스토킹, 납치 및 살해를 일삼는 변태 살인마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주인공 '경민' 역을 맡은 공효진 역시 이 살인마의 범죄 대상이 되고, 영화의 시작부터 쭉- '경민'은 범인과 함께다. '경민'은 어떻게 보면 조심스러운, 어떻게 보면 착하디 착한 순종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직장 내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진상 손님도 제대로 퇴치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접근하는 스토커들이나 불안한 상황을 경찰에게 알린다. 이 와중에도 '경민'이 살고 있는 집의 '도어락'을 누군가 누르고, 문을 억지로 열려 한다. 혼자 살고 있는 '경민'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도움을 받기란 쉽지 않다. 여기서 '도어락'의 현실적인 문제가 등장한다. '경민'의 신고에 찾아온 경찰은 "증거가 없지 않느냐",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수사할 수 없다"는 말로 피해자가 될 수 있었던 '경민'을 몰아세운다.

실제로 우리나라 경찰들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은 이상 신고 접수를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행 역시, 남성이 실제로 성폭행을 저지르기 전까지, 어떠한 조치도 받을 수가 없다. 누군가 범행을 저질러야만, 누군가 피해를 입어야만 수사가 시작되는 것. 이 얼마나 아이러니 한 일인가.

'경민'은 이후에도 의심을 거듭하고, 신고를 반복하지만 결국 '경민'의 직장 동료가 그녀의 집에서 죽음을 맞는다. 여기서 또 현실적인 문제가 등장한다. 경찰은 '경민'의 집에서 동료가 죽었다는 이유로 그녀를 피해자가 아닌 용의자로 몰아넣는다.

자신의 집에서 조차 줄곧 불안함에 떨었던 그녀를 오히려 나무라며 범인 취급하기에 이른다. 현대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여성 대상 범죄에서 여성은 오히려 가해자로 오해받거나, '유난 떤다'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여성 대상 범죄가 많아지고 범행이 잦다는 이유로 한 사람의 피해가 줄어들거나 충격이 약해지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영화의 스포일러를 줄이자면, 결국 영화 '도어락'의 범인은 자신이 마음에 든 여성을 상대로 약물을 이용해 접근한다.

시간이 흐르면 여성을 납치, '사랑한다'라는 이유로 그녀를 협박 및 감금한다. 첫 장면에 등장해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었던 여성 역시 이 범인의 범행 대상이었던 것. 침대 밑에 줄곧 숨어살던 범인은 '경민'이 이사를 간 뒤에도 똑같은 수법으로 집에 잠입하고, cctv 카메라를 확인한 '경민'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침대 밑에 숨어든 남성의 나간 모습이 찍히지 않았기 때문. 침대 위에 앉아있는 '경민'의 다리가 무자비하게 떨리기 시작하고, 범인은 모든 것을 눈치챘다.

범인이 '경민'을 납치한 이후의 전개는 실제라기보단 판타지, 혹은 통쾌한 복수극에 가깝다. '경민'역의 공효진 역시 영화 언론시사회에서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이 담긴 것 같다. 주먹질도 제대로 못해본 여자가 남자를 상대로 '살고싶다'라는 몸부림을 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제대로 된 의사 표현조차 하지 못했던 한 여성이 살인마를 상대로 액션을 선보이기까지 한다.

   
▲ (사진: 영화 '도어락' 스틸컷)

영화 '도어락'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분위기는 '현실과 맞닿은 공포'다. 영화 제목인 '도어락'과 범인의 시그시처 '침대 밑'은 현실에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언제든 우리집 '도어락' 문이 강제로 열릴 수도 있고, 뜯겨나갈 수도 있다. 혹은 우리집 '침대 밑'에 누군가 숨어들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볼 때보다 보고나서가 더 두려운 영화다.

공효진은 "대본을 다 읽고 나서 침대 밑이 찜찜하더라. 괜히 쳐다봤다가 누군가와 눈이 마주질까 두려웠다. 누군가 침대 밑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상상의 공포가 무서워 박스들을 넣어놓기도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도어락'을 본 뒤 일상 생활에서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경우가 잦다. 홀로 사는 여성, 혹은 남성들까지도 이 영화를 본 뒤 공포에 떨 수 있으니 주의할 것.

   
▲ (사진: 영화 '도어락' 스틸컷)

또한 이 영화에서 단 하나의 웃음과 안심을 주는 캐릭터 효주(김예원 분)를 주목할 것. 공포, 스릴러물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사이다' 캐릭터를 완벽 소화해내 두렵고, 답답한 영화관의 어둠 속에서 한 줄기의 빛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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